맹그로브 숲을 처음 본 건 다큐멘터리 속 장면이었어요. 염분 가득한 바닷물에서도 꿋꿋하게 뿌리를 내리고, 그 복잡한 뿌리 사이로 물고기들이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죠. 그런데 이 맹그로브 숲이 단순히 독특한 생태계가 아니라, 기후 변화와 맞서 싸우는 중요한 탄소 흡수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맹그로브는 열대와 아열대 해안가에 주로 분포하는 나무들이 모여 만든 숲이에요. 이 숲은 다른 어떤 숲보다도 높은 탄소 저장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일반적인 육상 숲보다 3-5배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고 하니, 그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오실 거예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뿌리와 토양에 있습니다. 맹그로브 나무들은 독특한 뿌리 구조 덕분에 토양 침식을 막고, 토양 속 유기물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요. 이 유기물이 분해되지 않고 오랫동안 갇혀 있게 되면서,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걸 막아주는 거죠. 특히 수백 년, 때로는 수천 년 동안 축적된 유기물이 토양 깊숙이 보존되기도 해요.
뿐만 아니라, 맹그로브는 파도와 해일 같은 자연재해로부터 해안선을 보호하는 역할도 합니다. 이런 물리적인 역할과 동시에, 해양 생물의 서식지를 제공하며 생태계의 균형도 유지하죠. 즉, 기후 변화 완화뿐만 아니라 적응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에요.
요즘처럼 탄소 중립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 시대에, 맹그로브 숲은 자연이 만들어낸 최고의 탄소 저장고이자 방패 같은 존재예요.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맹그로브 보존과 복원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요. 우리가 일상에서 이 숲을 직접 마주할 일은 드물겠지만, 그 가치를 알고 나면 멀리 있는 그 숲 하나도 조금은 더 소중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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