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보

젖은 손으로 전기를 만지면 왜 더 위험할까?


젖은 손으로 콘센트나 전기 제품을 만지지 말라는 말은 누구나 들어 봤다. 마른 피부는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껍질 역할을 하는데, 물기가 닿으면 이 껍질의 저항이 크게 떨어져 같은 전기에도 훨씬 많은 전류가 몸속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감전의 위험은 전압이 아니라 몸을 지나는 전류의 양이 정한다. 마른 피부의 저항은 꽤 커서 평소에는 전류가 조금만 흐르지만, 손이 젖으면 저항이 수십 분의 일로 줄어든다. 같은 콘센트를 만져도 젖은 손에서는 몸을 지나는 전류가 그만큼 늘어나 근육이 굳거나 심장이 멎을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간다.

 

순수한 물 자체는 전기를 잘 통하지 않지만, 손에 묻은 물은 땀과 먼지, 소금기가 섞여 전기가 잘 통하는 소금물에 가깝다. 게다가 물기는 피부의 미세한 틈으로 스며들어 피부 안쪽의 전기가 잘 통하는 조직까지 길을 열어 준다. 욕실처럼 바닥까지 젖어 있으면 전류가 몸을 지나 바닥으로 빠져나가는 길이 완성되어 더 위험하다.

 

그래서 욕실과 주방의 콘센트는 물이 튀지 않는 높이에 두고 덮개를 씌우며, 젖은 손으로 드라이기나 전기 주전자 코드를 꽂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헤어드라이어를 욕조 근처에서 쓰거나 젖은 바닥에 전기 히터를 두는 것은 사고로 이어진 사례가 많다. 콘센트에 물이 들어갔다면 완전히 마르기 전에는 절대 쓰지 말아야 한다.

 

집 분전반의 누전차단기가 이런 사고를 막는 마지막 장치다. 몸으로 전류가 새어 나가는 것을 감지해 순식간에 전기를 끊는데, 한 달에 한 번 시험 버튼을 눌러 잘 작동하는지 확인해 두면 좋다. 감전된 사람을 봤을 때는 맨손으로 잡지 말고 먼저 전원을 끄거나 마른 막대로 떼어 내야 자신도 감전되지 않는다.

 

젖은 손이 위험한 것은 물이 피부라는 방어벽의 저항을 무너뜨려 전류가 몸속으로 쏟아지게 하기 때문이니, 물기부터 닦는 습관 하나가 감전을 막는 가장 확실한 보호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