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을 끓이다 보면 냄비 뚜껑이 달그락달그락 들썩이며 김을 뿜는다. 왜 물이 끓으면 뚜껑이 들썩이는지 궁금해진다.
끓는 물에서 나온 김이 냄비 안에 차올라 뚜껑을 밀어 올리기 때문이다. 갇힌 김의 힘이 뚜껑을 들었다 놓았다 한다.
물이 끓으면 김으로 바뀐다. 물이 뜨거워져 끓기 시작하면 물의 일부가 눈에 안 보이는 김이 되어 위로 올라온다.
김은 물보다 훨씬 부피가 크다. 같은 양의 물이라도 김이 되면 자리를 훨씬 많이 차지해서, 냄비 안 공간이 금세 김으로 찬다.
뚜껑이 그 김을 가둔다. 뚜껑을 덮어 두면 올라온 김이 밖으로 못 나가고 냄비 안에 쌓여, 안쪽 압력이 점점 높아진다.
압력이 뚜껑 무게를 이긴다. 갇힌 김의 미는 힘이 뚜껑의 무게보다 커지는 순간, 뚜껑이 살짝 들리며 틈이 벌어진다.
틈으로 김이 빠지면 다시 내려앉는다. 벌어진 틈으로 김이 빠져나가면 안쪽 압력이 낮아져, 뚜껑이 다시 스르륵 내려앉는다.
이 과정이 되풀이된다. 김이 다시 차오르면 또 뚜껑이 들리고, 빠지면 내려앉기를 반복하며 달그락 소리가 난다.
불이 셀수록 더 세게 들썩인다. 불이 세면 김이 빨리 많이 생겨서, 뚜껑이 더 자주 세게 들썩이고 물이 넘치기도 한다.
넘치려 하면 불을 줄인다. 국물이 넘칠 것 같으면 불을 줄여 김이 덜 생기게 하거나, 뚜껑을 살짝 열어 김을 빼 주면 된다.
압력밥솥은 이 힘을 이용한다. 김을 일부러 가둬 압력을 높이는 압력밥솥은, 이 원리를 거꾸로 써서 밥을 빨리 익힌다.
주전자가 우는 것도 같다. 물이 끓는 주전자에서 삑 소리가 나는 것도, 빠져나가는 김이 좁은 구멍을 지나며 내는 소리다.
정리하면 뚜껑이 들썩이는 것은 끓는 물에서 생긴 김이 냄비 안에 차 뚜껑을 밀어 올리기 때문이다. 불을 줄이면 김이 덜 생겨 들썩임도 잦아든다.